
성명 및 보도자료
[성명] 251103 쿠팡 심야 시간 택배 배송 규제에 대한 전국물류센터지부의 입장
성명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5-11-03 18:10
조회
40

쿠팡 심야시간 택배 배송 규제 논의를
택배 ‧ 물류 노동자들의
건강하게 일할 권리 보장 출발점으로!
- 쿠팡 심야시간 택배 배송 규제에 대한 전국물류센터지부의 입장
쿠팡 택배노동자들의 야간‧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한 심야시간(자정-05시) 택배 배송 제한 조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져가던 보수 정치인을 필두로 각종 언론에서 최근 퇴직금 미지급 이슈로 궁지에 몰린 쿠팡을 비호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볼썽사납지만, 택배‧물류 노동자들의 야간 노동 문제와 규제 방안이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쿠팡의 새벽배송은 그동안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아왔으며, 그 결과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새벽배송 마감 압박에 속에서 야간 노동을 하며 극한의 노동 강도를 감내해야만 했다는 점에서 쿠팡의 새벽배송 문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규제가 되어야 한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물류센터 노동자의 입장에서 심야시간 택배 배송 제한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논의의 출발점: 야간 노동은 노동자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
지속적인 야간 노동이 수면장애와 뇌혈관‧심장질환, 암, 당뇨병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의학에서 정설이다. 야간 노동은 급성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등 노동자의 건강을 즉각적으로 위협하기도 하지만, 문제는 야간 노동의 영향은 노동자의 몸에 서서히 축적되어 그 부정적 결과가 나중에서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에 야간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은 당장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야간 노동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그러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 야간 노동이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 자체를 지우지는 못한다. 따라서 논의의 방향은 노동자의 건강에 명백하게 위협이 되는 야간 노동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가 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한국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야간 노동에 대한 규제가 없다시피 한 실정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적정 노동시간 규제가 국제적인 노동 규범으로 자리잡은 지금 노동자가 ‘선택’한 것이니 노동시간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여전히 횡행한다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임금 삭감 없고 고용이 보장되는 심야 시간 노동 규제는 가능하다
심야시간 노동 규제 문제의 핵심은 왜 노동자들이 (장기적으로 건강에 위협이 되는 것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왜 야간 노동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명확하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야간 노동을 하는 택배‧물류 노동자들이 심야시간 노동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그러한 규제가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고용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야간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마땅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우리는 임금 삭감 없고 고용이 보장되는 심야 시간 노동 규제를 요구한다. 쿠팡의 물류‧배송 시스템을 바꾸고 인력을 충원하면 마감시간 등을 통해 당일‧익일 배송을 유지하면서도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심야 시간(0-5시) 노동을 하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동 강도를 낮출 수 있으며, 최저임금에 고착되어 있는 현재 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인상하면 임금 삭감 없이 심야 시간 근무를 안 할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오직 쿠팡이 부담할 비용인데, 그 비용은 지금까지 노동자의 건강을 제물로 삼아 쿠팡이 노동자에게 전가해온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쿠팡이 그 비용을 부담하고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심야 시간 노동 규제 논의를 시작으로 택배‧물류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노동조합이 파악한 것만으로도 올해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 노동을 하던 노동자 두 명이 작업 중 사망하였다. 마감 압박으로 노동강도가 높기로 유명한 쿠팡 물류센터는 안 그래도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 여기에 더해진 야간 노동은 노동자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이에 전국물류센터지부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를 위해 임금 삭감 없고 고용이 보장되는 물류센터 심야 시간 노동 규제를 제안한다. 전국물류센터지부는 심야 시간 노동이 규제되어야한다는 전국택배노조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택배‧물류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해야한다는 대원칙이 이번 논의과정에서 확고하게 확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며, 이와 관련한 세부적인 쟁점은 추후 논의 과정에서 조율해가면 될 일이다.
지금껏 다른 규제 없이 야간 노동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노동자들이 야간 노동을 ‘선택’하게 하는 현행 제도, 그리고 최소 인력으로 전국적인 당일 배송 체계를 갖추려고 하는 쿠팡은 지금껏 물류 노동자들에게 그 비용과 책임을 전가해왔다. 그 결과 택배‧물류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그 죽음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번에 시작된 쿠팡의 심야 시간 택배 배송 제한 논의는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전국물류센터지부는 물류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택배 노동자들과 함께 택배‧물류 야간 노동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25년 11월 3일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